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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안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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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어도 말을 못하는 당신을 생각하며... 어제도 나는 강가에 나가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당신 오시려나, 하고요 보고 싶어도 보고 싶다는 말은 가슴으로 눌러두고 당신 계시는 쪽 하늘 바라보며 혼자 울었습니다 강물도 제 울음 소리를 들키지 않고 강가에 물자국만 남겨놓고 흘러갔습니다 당신하고 떨어져 사는 동안 강둑에 철마다 꽃이 피었다가 져도 나는 이별 때문에 서러워하지 않았습니다 꽃 진 자리에는 어김없이 도란도란 열매가 맺히는 것을 해마다 나는 지켜보고 있었거든요 이별은 풀잎 끝에 앉았다가 가는 물잠자리의 날개처럼 가벼운 것임을 당신을 기다리며 알았습니다 물에 비친 산그림자 속에서 들려오던 그 뻐꾸기 소리가 당신이었던가요 내 발끝을 마구 간질이던 그 잔물결들이 당신이었던가요 온종일 햇볕을 끌어안고 뒹굴다가 몸이 따근따끈해진 그 많은 조약돌들이 아아,..
봄날, 사랑의 기도 봄날, 사랑의 기도 봄이 오기 전에는 그렇게도 봄을 기다렸으나 정작 봄이 와도 저는 봄을 맞지 못했습니다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당신을 사랑하게 해 주소서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사랑하는 일로 해서 이 세상 전체가 따뜻해질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갓 태어난 아기가 응아, 하는 울음소리로 엄마에게 신호를 보내듯 내 입 밖으로 나오는 사랑해요, 라는 말이 당신에게 닿게 하소서. 이 봄날이 다 가기 전에 남의 허물을 함부로 가리키던 손가락과 남의 멱살을 무턱대고 잡던 손바닥을 부끄럽게 하소서 남을 위해 한번도 열려본 적이 없는 지갑과 끼니때마다 흘러 넘쳐 버리던 밥이며 국물과 그리고 인간에 대한 모든 무례와 무지와 무관심을 부끄럽게 하소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게 하소서 큰 것보다도 ..
그리운 당신이 오신다니 ♣ 그리운 당신이 오신다니 ♣ 어제도 나는 강가에 나가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당신 오시려나, 하고요 보고 싶어도 보고 싶다는 말은 가슴으로 눌러두고 당신 계시는 쪽 하늘 바라보며 혼자 울었습니다 강물도 제 울음 소리를 들키지 않고 강가에 물자국만 남겨놓고 흘러갔습니다 당신하고 떨어져 사는 동안 강둑에 철마다 꽃이 피었다가 져도 나는 이별 때문에 서러워하지 않았습니다 꽃 진 자리에는 어김없이 도란도란 열매가 맺히는 것을 해마다 나는 지켜보고 있었거든요 이별은 풀잎 끝에 앉았다가 가는 물잠자리의 날개처럼 가벼운 것임을 당신을 기다리며 알았습니다 물에 비친 산그림자 속에서 들려오던 그 뻐꾸기 소리가 당신이었던가요 내 발끝을 마구 간질이던 그 잔물결들이 당신이었던가요 온종일 햇볕을 끌어안고 뒹굴다가 몸이 따근따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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