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가 꼭 하고픈 말
그렇지요!
삼겹살!
족발!
돼지국밥 등등등...
이 세상에서
돼지고기를 가장 좋아하고 사랑하시는 대한민국 국민들이시여!
내 얘길 좀 들어보소!
아기 예수가,
세상에서 가장 낮고 미천한 마굿간에서 태어났다지요?
그래요!
허나 난,
어떤지나 아시요?
난 말이요
이 세상에서 가장 비좁고 더럽고 악취가 심한 곳에서 태어났다오
물론,
태어남은 내 의지가 아니였기에
그걸 푸념한다면
그건
내 부모님께 항거하듯 따지는, 누가되는 말이 되려니
내, 차마 그 얘긴 하질 않겠소
어찌됐건 난
마굿간은 사치스런 곳일 정도로
참으로 비참한 곳에서 세상과 만났다오
해도,
당신들은 내 태어남에
동방박사의 황금과 유향과 몰약은 커녕,
그 누구도 위로나 동정의 말 한 마디 건네지도 않았소
그렇지요? 내 말이 맞지요?
그래요
그래도 어찌됐건
난 내 부모님들께 걱정을 안 끼칠려고, 건강하고 튼튼하게 크자고 다짐하며
형제들과 어미젖을 열심히 빨고, 부단히도 애를 쓰고 노력하며 자랐다오
내가 그렇게 삶에 충실하여 건강하게 자랐건만
당신들은 어떻소!
누가 잘 먹으면
'돼지같이 먹는다',
또
누가 좀 뚱뚱해 보이면
'돼지같아 보인다'
누가 좀 못 생기면
'돼지같이 생겼다'고 하질 않나...
이 보시요 잘난 인간 님네들!
당신들은 우리에게 무슨 억하심정들이 있어서
왜 우리 돼지들을 그렇게 험담의 대상으로 삼는지 모르겠소
도대체
우리가 당신들에게 무슨 잘못을 했다고
그리도 무시하고 천시하고 하찮게 여긴단 말이요!
우린 오직
우리들 삶에 충실하려고
당신네들이 먹다남긴 그 지저분하고 더러운 잔반들을 남김없이 먹어치웠을 뿐이고,
그 열악하고 더러운 곳에서도
오직 당신들께
걱정을 안 끼칠려고
그 어떤 군말도 없이 열심히 정성껏 살았을 뿐이라오
그러면서도 당신들은
우리가 잘 크면,
그 어떤 감사의 얘기 한 마디도 않고
잔인하게 도축하여
머리부터 발과 꼬리까지
버릴 것 하나 없다며 좋아라 박수들을 치며 돼지같이 잘들 먹지요
잘난 인간 님네들!
그래도 우린
그런 당신네들을 위해
죽어서조차도 고삿상 위에서 빙그레 웃어준다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들의 마지막 고삿상 그 웃음에
큰 절을 올려주니
그래도 '내 삶이 헛되지는 않았구나'하는 생각은 드오
아무튼 말이요
당신네들은 영리하고 위대하니,
내가 한 마디만 해도 다들 잘 알아들었으리라 여겨지고,
우린 그런 당신네들을 위해
구제역이나 아프리카돼지열병 등으로
억울하게
산 채로 잔인하게 매몰돼 다 죽어도 좋으니
그리들 아시고
복권 살 때만
'돼지꿈을 꿔달라'고 기도하지 말고!
우린
그 어떤 욕을 먹어도 괜찮으니
제발,
인간이 인간에게
서로 삿대질을 하며
'돼지같다'느니
'돼질 닮았다'느니
'돼지처럼 어떻다'느니 하는,
그런 유치한 쌈박질과 험담들이나 하지 말고 다정히들 사시시요!
차라리
돼지처럼 우아하게 살자고!
서로를 따뜻이 격려하고 존중하며
잘들 사시길 기도하고,
또
모두가 다들
행복하시기만을 바랍니다요잉
제발요~
- 시골, 이름없는 똥돼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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